* 이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픽션입니다. *
[5학년]
수업을 끝낸 뒤 학생들을 하교시키고
연구실에 들어왔다.
무더운 여름, 덥다.
5학년은 학교 뒷동 5층을 사용하였는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최악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옛날에 지어진 큰 학교일수록
냉·난방비가 어마어마하게 지출되기 때문에
중앙제어를 한다.
이말인즉,
1층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많이 안춥기 때문에
1층 기준으로 중앙 냉난방을 제어하고,
5층은 여름엔 더워죽고
겨울엔 추워서 죽는다는 뜻이다.
더위에 저항하며
무사히 수업을 마쳤기 때문에
연구실에 있는 냉장고에서
얼음을 빨리 꺼내어 흡수해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다 같은 생각인지
옆반 선생님들도 모두 연구실에 모여서
말 없이 얼음커피를 들이키고 계셨다.
자연스럽게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교무실 전화였다.
우리반 학생이 5층 복도창문 밖으로
지나가던 행인에게 우유를 던져서
행인 옆에 떨어졌단다.
놀란 그 사람이 학교로 찾아와서 따졌고,
실무사님과 교감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잘 마무리해서 돌려보냈단다.
지금 학생을 연구실로 보낼테니
단단히 지도해서 하교시켜달라고 하신다.
하아...
수업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생활지도라니.
행인이 맞지는 않아서 다행인데
대체 우리반 어떤 놈이냐!
옆에 있던 선생님들께서도
자초지종을 듣고
엄숙한 분위기를 잡아주시기로 약조한다.
조금 뒤, 연구실문을 똑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 들어와
들어온 학생은
우리반 장난꾸러기 한00이었다.
악의는 없지만
장난치며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
자주 주의를 받던 학생이다.
-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봐.
- 우유를 며칠 안먹어서,
가방에 우유가 몇개 있었어요.
위에서 내려다보니 사람이 지나가는데
어차피 안 맞을 거 같고
재밌을 거 같아서 던졌어요.
진짜 옆에 떨어졌는데......
으아악. 이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그 사람이 머리에 우유 맞았으면
너랑 나는 지금
경찰서에서 이 말을 주고받고 있었을 것이야.
- 큰일날소릴 하고 있어!
너 정말 큰일 날뻔 했다!
-.... 왜요?
- 왜요?? 맞았으면 사람이 얼마나 다쳤겠니.
너도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범죄행위를 한거야.
나만 재미있는건 장난이 아니야.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건 폭력이야.
정말 이걸 몰랐을까?
의구심이 들지만
평소 이 학생의 언행으로 보면
큰 잘못인지 모르고 행동했을 수도 있다.
학생들은 종종 자신의 언행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생각하지 않고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다시는 이런 장난을 치지 않고,
하면 되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잘 구분하겠노라
다짐을 여러번 받은 뒤 돌려보냈다.
학생이 나가자
옆에서 안보는 척 딴청 피우시던 선생님들께서
다같이 와하하 웃으신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이다.
오늘도 이렇게 무탈하게
큰 사고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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