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소설] 심부름 하고 싶어요
* 이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픽션입니다 *
[3학년]
학교에 있다보면
교사가 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되도록 교실을 비우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간단한 심부름은 학생들을 시킨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하고 있으면
학생들이 옆에 와서 물어본다.
"선생님, 뭐 할 거 없어요?"
"아, 할 거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남아도 돼요? 할 거 없어요?"
.... 왜이러는걸까?
1인 1역할 중에서도
우체부는 가장 인기가 많다.
공책 검사를 하고 나서
공책을 나눠주거나,
학생들 작품을 새로운 걸로 교체할 때
학생들에게 이전 작품을 나눠주는 일이다.
그래서 앞쪽에 올려두고
"우체부~ 나눠주세요."
하면 앉아있던 학생들이 고개를 번쩍 들면서
"선생님, 제가 하면 안돼요?"
"좋겠다. 내가 도와줄까?"
"선생님, 도와줘도 돼요?"
"아 너무 부러워."
이런다.ㅋㅋㅋㅋㅋㅋ
뭐가 부럽지?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전교에 붙일 포스터를 나눠줘야 했다.
각 반에 한장씩 나눠줘야 하는데
"심부름 할 수 있는 사람?"
물어보니
삼삼 오오 쉬면서 놀던 학생들이
득달같이 달려와서 줄을 선다.
한 장씩 나눠주며
"이건 1학년 1반, 이건 1학년 2반..."
6학년까지 다 보냈는데 뒤에 5명은 더 남아있다.
이제 다 없다고 하니
조금만 더 빨리 올걸... 하며 너무 아쉬워한다.
그리고 보니 맨 뒤에 2명은 처음에 심부름을 갔다온 학생들이다.
ㅋㅋ
사실 혼자 하는게 더 빠르고 수월하지만
저렇게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일부러 일을 더 만들어서 할 것을 나눠주기도 하게 된다.
5,6학년은 좀 덜하긴한데,
3,4학년은 아주 좋아한다.
내일 한번 물어봐야지.
심부름을 좋아하는 이유가 뭐니?